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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베스트 셀러 추천하고 싶은 삶의 무게와 가벼움 : 김훈 산문집《허송세월》 에세이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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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중생의 어리석음은 한이 없는데, 나는 이 어리석음과 더불어 편안해지려 한다”
‘생활의 정서’를 파고드는 김훈의 산문 미학

김훈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장가로, 삶의 어쩔 수 없는 비애와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작가입니다. 
이번 신작 산문집 《허송세월》에서는 그가 “겪은 일을 겪은 대로” 쓴 45편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이 글들에서 그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삭아드는 인생의 단계를 절감하며, 생과 사의 경계를 헤매고 돌아온 경험담, 전쟁의 야만성을 생활 속의 유머로 승화한 도구에 얽힌 기억, 난세를 살면서도 푸르게 빛났던 역사의 청춘들, 그리고 인간 정서의 밑바닥에 고인 온갖 냄새까지 다룹니다.


이 책은 김훈의 치열한 ‘허송세월’을 담아내며, ‘본래 스스로 그러한 세상’의 이치를 아는 이로서 그 어느 때보다 명료하고 섬세한 문체로 생활의 정서를 파고듭니다. 《허송세월》은 김훈 산문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삶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깊이를 탐구하게 합니다.



《허송세월》 출판사 서평

허송세월의 가벼움으로 버텨 내는 생로병사의 무게
시대의 눈물과 웃음을 포착한 성실한 글쓰기

김훈 소설가가 신작 산문집 《허송세월》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죽음마저 일상적 루틴으로 여기는 ‘글 쓰는 실무형 노동자’로서, 여든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부지런히 바라보고,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그의 오랜 성실한 노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생로병사의 무거움을 허송세월의 가벼움으로 버텨내려는 중생의 고단함을 깊이 탐구합니다.

“가볍게 죽고, 가는 사람을 서늘하게 보내자. 단순한 장례 절차에서도 정중한 애도를 실현할 수 있다. 가는 사람도 보내는 사람도, 의술도 모두 가벼움으로 돌아가자. 뼛가루를 들여다보면 다 알 수 있다. 이 가벼움으로 삶의 무거움을 버티어 낼 수 있다. 결국은 가볍다.”
_〈재의 가벼움〉

1부 ‘새를 기다리며’에서는 김훈의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는 14편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심혈관 계통의 질환으로 크게 아팠던 경험담과 함께, 몸이 완전히 사그라들어 마침내 뼛가루가 되기 전 어떤 유언을 남길 것인지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부 ‘글과 밥’에서는 밥벌이와 관련된 일상적인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며, 김훈의 글쓰기 철학과 언어에 대한 깊은 성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필요 없는 말들을 버리고 필요한 말만을 사용함으로써 언어를 삶의 한복판에 밀착시키고자 합니다.

“쓰이기를 원하는 것들과 남에게 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속에서 부글거리는 날에는 더욱 문장의 고삐를 단단히 틀어쥐어야 한다. 이런 날에는 형용사와 부사가 끼어들고, 등장인물의 말투가 들뜨고 단정적 종결어미가 글 쓰는 자를 제압하려고 덤벼든다. 글이 잘나가서 원고 매수가 늘어나고 원고료가 많아지는 날이 위험하다.”
_〈형용사와 부사를 생각함〉

3부 ‘푸르른 날들’에서는 난세를 살았던 역사 속 인물들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담아, 다윈과 피츠로이, 정약용과 정약전 형제, 안중근 등의 청춘이 교차되며 떠오릅니다. 그들의 근심과 희망을 성실하게 더듬어가며, 가혹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을 조명합니다.

“의견과 사실이 뒤섞여 있는 말은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에서 듣기의 헛갈림은 시작됩니다. 아마도 사실을 의견처럼 말하고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려는 충동은 인간의 언어의식 밑에 깔린 잠재욕망일 것입니다. 이것이 말하기의 어려움입니다.”
_〈말하기의 어려움, 듣기의 괴로움〉

45편의 산문은 ‘본래 스스로 그러한 운명’에 포박된 가엾은 중생의 말을 담은 송가로, 김훈의 언어는 이 시대의 기쁨과 슬픔을 애달프면서도 웃음기 있게, 명료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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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목차

  프롤로그  
  늙기의 즐거움 7
1부 새를 기다리며  
  일산 호수공원의 설날 31
  말년 34
  허송세월 43
  재의 가벼움 49
  보내기와 가기 55
  새 1 - 새가 왔다 63
  새 2 - 새가 갔다 69
  다녀온 이야기 75
  꽃과 과일 83
  눈에 힘 빼라 89
  시간과 강물 91
  태풍전망대에서 96
  적대하는 언어들 104
  ‘세월호’는 지금도 기울어져 있다 111
2부 글과 밥  
  여름 편지 127
  걷기예찬 130
  조사 ‘에’를 읽는다 134
  형용사와 부사를 생각함 142
  노래는 산하에 스미는구나 149
  난세의 책 읽기 153
  먹기의 괴로움 159
  혼밥, 혼술 166
  주먹도끼 172
  박물관의 똥바가지 177
  구멍 187
  수제비와 비빔밥 195
  몸들의 평등 201
  키스를 논함 205
  새 날개 치는 소리를 들으며 211
  고속도로에 내리는 빛 - 겨울의 따스함 215
3부 푸르른 날들  
  청춘예찬 221
  안중근의 침묵 239
  아이들아,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보아라 1 246
  아이들아,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보아라 2 253
  박경리, 신경림, 백낙청 그리고 강운구 - 강운구 사진전 〈사람의 그때〉를 보면서 257
  주교님의 웃음소리 267
  아날로그는 영원하다 273
  여덟 명의 아이들을 생각함 280
  말하기의 어려움, 듣기의 괴로움 288
  개별적 고통을 생각하며 300
  호수공원의 봄 1 307
  호수공원의 봄 2 313
  인생의 냄새 319
  뒤에  
  새와 철모 329



본문중에서
첫 문장: 핸드폰에 부고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눈앞에 와 있다.

내가 즐겨 마신 술은 위스키다. 위스키의 취기는 논리적이고 명석하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새벽의 갈대숲에서 새들이 부스럭거리고 퍼덕거린다. 새 날개 치는 소리 나는 동네는 복 받은 동네다.

조사 ‘에’는 헐겁고 느슨하고 자유로워서, 한국어의 축복이다.

형용사를 탓할 일이 아니라, 자신의 말이 삶에 닿아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삶을 향해서, 시대와 사물을 향해서, 멀리 빙빙 돌아가지 말고 바로 달려들자.

세상살이는 어렵고, 책과 세상과의 관계를 세워 나가기는 더욱 어려운데, 책과 세상이 이어지지 않을 때 독서는 괴롭다.

암컷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저 한없는 집중과 인내와 기다림. 새는 제 몸의 온도로 새끼를 깨워 낸다. 당신들과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달걀을 먹었던가.
심장은 목적지가 없고, 이유가 없어 보였다. 심장은 언어나 논리가 세계를 규정하지 않는 곳을 향해서, 엔진을 벌컥거리며 가고 있었다

햇볕 속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저물어서 집에 돌아오면 엄마는 “네 머리통에서 햇볕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햇볕에 냄새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엄마의 말을 믿었다.

그날 집에 돌아와서 나는, 생활은 크구나, 라고 글자 여섯 개를 썼다.

《허송세월》은 김훈 작가의 산문집으로, 그의 성숙한 문장과 깊이 있는 사유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김훈은 인생의 여러 측면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특히 생로병사의 무게와 그 속에서 허송세월의 가벼움으로 버텨내는 인간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냅니다.

  1. 인생의 무게와 가벼움
    • 김훈은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겪은 육체적 고통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무게를 허송세월의 가벼움으로 버텨내려는 그의 태도는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죽음을 일상적 루틴으로 받아들이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성실히 글을 쓰는 모습에서 작가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2. 일상의 소중함
    • 김훈은 일상 속 사소한 물건들과 경험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냅니다. 밥그릇, 국그릇, 똥바가지 등 평범한 물건들에서 느끼는 소박한 애정은 그의 글쓰기가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독자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3. 역사와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
    • 그는 난세를 살았던 인물들, 그리고 현실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습니다. 안중근, 정약용 등 역사적 인물들의 청춘을 그리며 그들의 삶을 현재와 연결시키고, ‘세월호’ 사건 등 현대 사회의 비극을 직시하며 그 속에서 인간의 고뇌와 희망을 탐구합니다.
  4. 언어에 대한 성찰
    • 김훈은 필요한 말만을 정확히 부리려는 노력을 통해, 언어가 어떻게 삶의 한복판에 자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형용사와 부사를 절제하며, 단순하고 현실적인 표현을 추구하는 그의 문체는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는 글쓰기에 대한 그의 철학과 성실한 태도를 잘 보여줍니다.
  5. 인간 존재에 대한 애정
    • 그는 인간의 고통과 기쁨을 담담하게 그려내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냅니다. 이는 그의 글이 단순히 개인의 경험을 넘어 보편적인 인간의 정서에 닿아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허송세월》은 김훈 작가가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삶의 지혜와 통찰을 담은 산문집입니다. 그의 글을 통해 독자는 인생의 무게와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기쁨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김훈의 성실한 글쓰기는 독자에게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일상의 소중함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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