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728x90
    반응형

    천선란의 신작 『모우어』: 언어와 존재의 경계
    천선란 작가의 신작 소설집 『모우어』는 다양한 존재들이 겪는 고뇌와 갈등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언어의 의미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의 고통을 탐구하며, 각 단편마다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소설집의 주요 주제와 각 단편의 특성을 살펴보려 한다.

    언어의 상실과 새로운 소통의 방식
    소설집의 표제작인 「모우어」는 언어가 사라진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인류가 언어를 포기한 세계에서는 ‘의음’이라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통해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언어의 상실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갈등을 드러낸다. 주인공 ‘초우’는 버려진 아기를 발견하고 ‘모우’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는 언어가 가진 의미와 그로 인해 형성되는 관계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우는 언어의 소리에 반응하며, 이는 그가 속한 세계와의 부조화를 암시한다. 천선란은 언어가 단순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존재의 의미를 규명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상실과 기억의 고통
    『모우어』의 각 단편에서는 상실을 겪은 인물들이 두드러진다. 「얼지 않는 호수」에서는 주인공이 소중한 친구를 잃고 그 기억을 간직하려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그리움과 아픔을 잘 표현한다. ‘야자’는 친구의 심장을 품에 안고 얼어붙은 세계를 떠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상실의 슬픔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을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쿠쉬룩」에서는 언니를 잃은 ‘엔릴’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의 무게와 그로 인한 고뇌를 다룬다. 엔릴은 언니를 상상하고 또 상상하며, 그 과정에서 언니와의 관계를 다시 구축하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천선란은 각 인물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통해 상실이 개인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극한의 상황에서의 인간성
    소설집에는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성과 연대의 의미를 찾으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너머의 아이들」에서는 외계 존재를 진압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희생되는 비극적인 상황을 그린다. 이러한 설정은 전쟁의 무자비함과 함께, 어린이들이 지닌 순수함과 그들이 겪는 고통을 부각시킨다. 작가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도덕적 책임과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을 제기한다.

    「뼈의 기록」에서는 장의사 안드로이드 ‘로비스’와 병원의 미화원 ‘모미’의 특별한 우정이 중심이 된다. 로비스는 죽음을 통해 인간의 삶과 존재의 의미를 헤아리며, 모미의 죽음을 맞이한 후 그를 화장터로 보내는 대신 우주로 보내고자 한다. 이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으며, 친구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수수료를 받습니다.


    상상력의 힘과 구원의 가능성
    천선란의 소설은 단순한 비극에 그치지 않는다. 각 인물들은 상상력을 통해 고통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 한다. 「사과가 말했어」에서는 범죄 피해를 겪는 주인공이 태국인 친구와 함께 현실의 아픔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은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며, 고통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구원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그 안에 내재된 희망을 드러낸다. 모든 인물들은 비록 고통과 슬픔을 안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천선란이 강조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연대감과 소중함을 잘 나타낸다.



    천선란의 세계에서의 용기
    『모우어』는 언어, 상실, 인간성, 그리고 상상력이라는 주제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요구하는 작품이다. 천선란은 다양한 존재들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용기를 내고 서로를 지키려 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세계 속에서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일깨워 주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이 소설집은 단순히 이야기를 넘어, 우리 각자가 갖고 있는 내면의 용기를 일깨우고, 그 용기가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천선란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반응형